어느 날 이별을 강요하는 한 책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1%에 집중하라는 말보다 99%를 버리라는 말이 더 마음에 와 닿는 역자입니다). 번역하기 전에 일독하면서 100% 공감하기도 하고, 말도 안 된다며 분개하기도 하고, 얼토당토 하지도 않다며 비웃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했습니다. 아마 저와 비슷한 경험을 이 책의 독자들은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사실 업무가 몰린다는 건 뒤집어서 생각하면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인생은 일만으로 성립되지는 않는 법이죠. 컴퓨터가 아닌 이상 완벽한 멀티태스킹도 불가능합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어디에 방점을 두고 살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자 선택입니다. 그러나 한 번은 생각해 볼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 인생 과연 이대로 좋은가" 하고 말입니다. 요즘 저녁이 없는 삶, 내 시간이 없는 삶, 일에 파묻힌 삶에서 벗어나자며 워라밸이나 욜로 등을 외치고 있는 광고를 접하면서 괜시리 공감하게 된다면 저자가 주장하는 '1% 집중과 99% 이별하기'를 한 번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해 보니 솔직히 어렵습니다. 99%를 버린 후의 삶이 어떨지 알 수 없어서 두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해 보면 얻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심플 라이프'죠. 저는 좀 응용을 해서 업무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실천을 해 봤습니다. 일단 옷장 정리부터 시작했습니다. 1%까지는 아니더라도 10%만 남기고 과감히 옷들과 이별했습니다. 그리고 집안의 물건들과도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리고 슈퍼우먼이 되겠다는 콤플렉스와도 이별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별을 하면서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게 혹시 '욕심을 버리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별의 상대가 사람이든 물건이든 업무든 여하튼 헤어진다는 건 슬프고 허전하고 힘든 일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이별하지 않고 모든 것을 짊어지고 끌어안고 살면 더 좋을 것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책을 읽고 나서 '일'만이 아니라 '생활'에서의 이별하기도 한 번 실천해 보기를 권합니다. 반드시 이별 후에 찾아오는 또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