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지 않는 하나의 이미지가 있다. 뜨거운 여름이었다. 광화문 근처의 세종문화회관 뒤 계단에서 쉬고 있었다. 12시가 되자 갑자기 직장인들이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감색 치마에 흰 블라우스를 통일적으로 입은 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작은 공원마저 점령하고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온통 하얀 색채의 향연이었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청색 라운드티를 걸친 채 앉아 담배를 피우던 나는 갑자기 이방인이 되었다. 그때 한 여자가 들어왔다. 그녀는 나보다 훨씬 이질적이었다. 그녀는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흰색 사이를 무심히 걷더니 가운데 분수대에 털썩 앉아 빨간 샌들을 벗어 옆에 툭 던졌다. 햇볕이 쏟아지는 곳이었다. 그녀는 뜨거워 갈증을 참을 수 없는지 누군가 놓고 간 페트병을 분수대에 푹 담가 그 물을 받아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그 병을 옆으로 휙 던지더니 얼굴을 들고 태양을 바라보았다. 아주 청순하고 고혹적인 모습이었다. 사랑스러웠다. 나는 당혹감으로 멍했다. 그녀는 한동안 그대로 있었다. 아무도 의식하지 않았고, 담배를 피웠으며, 전화를 꺼내 무엇을 확인하였고, 심각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태양을 바라보았다. 다른 이들은 그녀의 풍경이었다
누군가 이 책을 읽는다면 그녀를 누구라고 생각할까 하는 것이 나의 물음이다. 어떤 단어들을 떠올릴지도 상상이 간다. 나도 그 단어를 떠올렸다. 그러나 딱 한 가지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우리가 여자의 외로움을 이야기 할 때 남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너무 많은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다. 예쁘게만 보이려고 노력하는 자들! 그녀는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외롭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녀가 여자라고 해서 여자들은 모두 그녀를 이해하고, 그녀가 여자라고 해서 남자들은 모두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사는 태도의 문제이다. 스스로 한번쯤 숨 막히는 세계의 견고함에 대해 소리를 질러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던 남녀라면 모두, 그녀의 그 반항적 인상으로부터 출발한 J의 피, 살, 뼈, 몸, 사랑, 성격, 마음, 영혼, 역사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이 이대로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을 굳이 읽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책은 전자가 행복한 인간이고, 후자가 불행한 인간임을 문학적으로 정확히 증명한다. 뒤집는 것이 나의 목표다. 빈대떡을 뒤집어야 맛이 있듯이 삶도 뒤집어야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삶의 뒷면에 달라붙어 탈 뻔했던 우리들의 육질, 부정적이라 생각해 뒤로 치워 놓은 단어들, 두려워 숨긴 우리의 비밀이 미소 지으며 맛있게 먹어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삶을 뒤집는 것은 인내가 필요하니 빈대떡처럼 빨리 구워지기를 바라지는 말자. 다소 지루한 독서는 삶을 다른 길로 인도한다. 이 책을 읽을 분께!
잊히지 않는 하나의 이미지가 있다. 뜨거운 여름이었다. 광화문 근처의 세종문화회관 뒤 계단에서 쉬고 있었다. 12시가 되자 갑자기 직장인들이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감색 치마에 흰 블라우스를 통일적으로 입은 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작은 공원마저 점령하고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온통 하얀 색채의 향연이었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청색 라운드티를 걸친 채 앉아 담배를 피우던 나는 갑자기 이방인이 되었다. 그때 한 여자가 들어왔다. 그녀는 나보다 훨씬 이질적이었다. 그녀는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흰색 사이를 무심히 걷더니 가운데 분수대에 털썩 앉아 빨간 샌들을 벗어 옆에 툭 던졌다. 햇볕이 쏟아지는 곳이었다. 그녀는 뜨거워 갈증을 참을 수 없는지 누군가 놓고 간 페트병을 분수대에 푹 담가 그 물을 받아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그 병을 옆으로 휙 던지더니 얼굴을 들고 태양을 바라보았다. 아주 청순하고 고혹적인 모습이었다. 사랑스러웠다. 나는 당혹감으로 멍했다. 그녀는 한동안 그대로 있었다. 아무도 의식하지 않았고, 담배를 피웠으며, 전화를 꺼내 무엇을 확인하였고, 심각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태양을 바라보았다. 다른 이들은 그녀의 풍경이었다
누군가 이 책을 읽는다면 그녀를 누구라고 생각할까 하는 것이 나의 물음이다. 어떤 단어들을 떠올릴지도 상상이 간다. 나도 그 단어를 떠올렸다. 그러나 딱 한 가지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우리가 여자의 외로움을 이야기 할 때 남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너무 많은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다. 예쁘게만 보이려고 노력하는 자들! 그녀는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외롭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녀가 여자라고 해서 여자들은 모두 그녀를 이해하고, 그녀가 여자라고 해서 남자들은 모두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사는 태도의 문제이다. 스스로 한번쯤 숨 막히는 세계의 견고함에 대해 소리를 질러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던 남녀라면 모두, 그녀의 그 반항적 인상으로부터 출발한 J의 피, 살, 뼈, 몸, 사랑, 성격, 마음, 영혼, 역사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이 이대로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을 굳이 읽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책은 전자가 행복한 인간이고, 후자가 불행한 인간임을 문학적으로 정확히 증명한다. 뒤집는 것이 나의 목표다. 빈대떡을 뒤집어야 맛이 있듯이 삶도 뒤집어야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삶의 뒷면에 달라붙어 탈 뻔했던 우리들의 육질, 부정적이라 생각해 뒤로 치워 놓은 단어들, 두려워 숨긴 우리의 비밀이 미소 지으며 맛있게 먹어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삶을 뒤집는 것은 인내가 필요하니 빈대떡처럼 빨리 구워지기를 바라지는 말자. 다소 지루한 독서는 삶을 다른 길로 인도한다. 이 책을 읽을 분께!
잊히지 않는 하나의 이미지가 있다. 뜨거운 여름이었다. 광화문 근처의 세종문화회관 뒤 계단에서 쉬고 있었다. 12시가 되자 갑자기 직장인들이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감색 치마에 흰 블라우스를 통일적으로 입은 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작은 공원마저 점령하고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온통 하얀 색채의 향연이었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청색 라운드티를 걸친 채 앉아 담배를 피우던 나는 갑자기 이방인이 되었다. 그때 한 여자가 들어왔다. 그녀는 나보다 훨씬 이질적이었다. 그녀는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흰색 사이를 무심히 걷더니 가운데 분수대에 털썩 앉아 빨간 샌들을 벗어 옆에 툭 던졌다. 햇볕이 쏟아지는 곳이었다. 그녀는 뜨거워 갈증을 참을 수 없는지 누군가 놓고 간 페트병을 분수대에 푹 담가 그 물을 받아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그 병을 옆으로 휙 던지더니 얼굴을 들고 태양을 바라보았다. 아주 청순하고 고혹적인 모습이었다. 사랑스러웠다. 나는 당혹감으로 멍했다. 그녀는 한동안 그대로 있었다. 아무도 의식하지 않았고, 담배를 피웠으며, 전화를 꺼내 무엇을 확인하였고, 심각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태양을 바라보았다. 다른 이들은 그녀의 풍경이었다
누군가 이 책을 읽는다면 그녀를 누구라고 생각할까 하는 것이 나의 물음이다. 어떤 단어들을 떠올릴지도 상상이 간다. 나도 그 단어를 떠올렸다. 그러나 딱 한 가지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우리가 여자의 외로움을 이야기 할 때 남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너무 많은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다. 예쁘게만 보이려고 노력하는 자들! 그녀는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외롭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녀가 여자라고 해서 여자들은 모두 그녀를 이해하고, 그녀가 여자라고 해서 남자들은 모두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사는 태도의 문제이다. 스스로 한번쯤 숨 막히는 세계의 견고함에 대해 소리를 질러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던 남녀라면 모두, 그녀의 그 반항적 인상으로부터 출발한 J의 피, 살, 뼈, 몸, 사랑, 성격, 마음, 영혼, 역사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이 이대로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을 굳이 읽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책은 전자가 행복한 인간이고, 후자가 불행한 인간임을 문학적으로 정확히 증명한다. 뒤집는 것이 나의 목표다. 빈대떡을 뒤집어야 맛이 있듯이 삶도 뒤집어야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삶의 뒷면에 달라붙어 탈 뻔했던 우리들의 육질, 부정적이라 생각해 뒤로 치워 놓은 단어들, 두려워 숨긴 우리의 비밀이 미소 지으며 맛있게 먹어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삶을 뒤집는 것은 인내가 필요하니 빈대떡처럼 빨리 구워지기를 바라지는 말자. 다소 지루한 독서는 삶을 다른 길로 인도한다. 이 책을 읽을 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