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13년 만에 3번째 시집이다
전업 시인이라면 엄청 게으른 편이고
직장인으로는 보통이라고 해야 할까
박사학위 논문에 실렸던 시들과
평소 행사 때마다 축시로 썼던 시들로 엮어 보았다
올해는 나름대로 결실을 많이 얻은 해 같아 기쁘다
남은 세월 헤아리지 않고 날마다 주님과 동행하며
감사하는 날들을 보내고 싶다.
2018년의 끝자락에서
그림이 시가 되는 날
면사포구름을 뭉치면 당신이 하얗게 뭉쳐지고
먹구름을 뭉치면 당신이 쏟아지듯,
화폭 위로 세 시의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진다
순백의 하양이 사라지면
우리의 화법이 모호해서
하늘 캔버스에 구름의 일생이 펼쳐지고
당신이 내게로 오는 캔버스에는
구름처럼, 구름처럼
2022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