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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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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이야기가 있는 보령>

내 이름은 순이

나의 아이들이 큰 아이가 7살, 작은 아이가 5살 때 이곳 보령으로 이사를 했다. 시골로 이사 오던 첫 해, 눈이 많이 내렸다. 결국 동네로 들어오는 길이 위험해 버스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저수지의 물이 단단히 얼었다. 그래서 아이들의 아빠는 종이 상자에 구멍을 뚫어 끈으로 묶었다. 그 종이 상자에 아이들을 태우고 저수지에서 아빠가 끄는 종이 상자 썰매를 태워주었다.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들을 차례로 부르며 신이 났다. 또 엄청나게 내린 눈을 가지고 다리 옆에 아이들이 눈 사람을 네 개 만들었다. 마을 분들이 지나가면서 “너네 집 식구들이냐?” 했다. 사실 지금도 눈이 많이 내리면 버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면 내 지인들이 “달에 가는 세상에…….” 하며 웃고 농담이 오고간다. 그런데 나의 마음은 이런 상황이 벌어질 때 퍽이나 안심이 된다. 아직까지는 자연이 순리대로 오고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봄이면 따스해지며 꽃이 피어 꽃등불이 켜지고, 여름이면 온갖 벌레들과 더불어 더워야하고, 가을이면 높은 하늘과 가까워진 산과 단풍, 겨울이면 삼한사온의 날씨와 더불어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 사계절이다.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하여서 계절의 이동과 변화가 심하다. 그래서 자주 하는 말, 꽃과 식물들이 자신이 뽐내고 자랑해야 할 계절을 잊었다고 말이다.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의 풍경은 이미 사람이 많은 빛으로 가려져가는지 오래다. 그나마 청정지역으로 이름 난 곳이 반딧불이와 밤하늘의 주인공들이 눈으로 보인다. 계절과 자신이 자라야 할 장소를 잊은 꽃과 나무와 과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람들이 계절과 상관없어도 쓸 수 있는 것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이 자꾸 망가지는지도 모르겠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쓰레기는 많이 배출되고 있다.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동물과 식물들이 살 수 없는 자연은 사람도 살 수가 없다. 사람과 자연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사람이다. 나는 환경 운동가는 아니다. 별이 빛나는 밤을 가진 마을에서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연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일 뿐이다. 시골조차도 변하고 있는 계절의 아픔을 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아주 일부분이라도 들려주고 싶기 때문에 책으로 엮어보았다. 우리의 아주 먼 미래의 후손들까지도 자연이 주는 행복을 오래도록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제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후대 사람들에게 자연을 고스란히 돌려주자.

엄마의 시어머니

요즘은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말해요. 많은 어르신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기억을 잊거나 지워버리는 이른바 ‘치매’라는 병을 가장 무서워하고 있어요. 알지 못하는 사이에 파고드는 병이거든요. 나는 의학적이거나 학문적인 지식은 잘 몰라요. 하지만 많은 시간을 어른들과 지내다보니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이에요. 나로서는 치매는 마음의 병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생각하고 싶지도, 처절하게 잊고 싶은 마음의 상처들을 잊기 위해 걸리는 병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많은 어른들이 치매라는 이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 개인적으로도 또 사회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뉴스에 보면 유명인들도 어찌하지 못하고 찾아오는 병이더라고요. 한때는 사회적인 위치가 세계적이었지만 그들을 덮친 알츠하이머와 치매는 사람들의 마음을 참으로 안타깝게 만들고 있어요. 여기에 등장하는 할머니는 내가 부분적으로 겪은 치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모은 것이에요. 한 분의 이야기만은 아니에요. 그리고 치매 부부를 극진하게 모셨던 이야기는 실제 주인공이고요. 그녀는 지금도 어머니라는 이름만 나와도 눈물을 글썽이고 그리워 어쩔 줄을 몰라해요. 처음에는 신기했어요. 많은 이들에게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는 참 어려운 사이거든요. 그녀는 함께 살면서 그녀에게 베푸셨던 시어머니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야기가 줄거리가 되었어요. 이 병은 사회적으로 가정적으로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주는지 몰라요. 그래서 사회와 국가가 나서서 예방하고 더 이상 진전이 없기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죠. 어찌보면 우리 어린이들에게 참 어려운 이야기이고 치매라는 상황이 이해될 수 없는 병이죠.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가까운 이웃에 있을 수 있기에 어린이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에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음의 병은 걸리지 말아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어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가장 큰 아픔이거든요. 우리 어린이들은 누구에게든 상처를 주거나 받지도 말고 행복하게 자라야 해요. 건강한 마음이 건강한 몸이 거든요.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상처를 주거나 폭력을 한다거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말과 행동을 삼가하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인체의 변화에도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요. 모든 상황이 좋아도 외부 환경에 의한 변화도 분명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우리 조상들은 50세만 되도 장수한다고 했어요. 유엔이 정한 새로운 나이의 기준이 있는데 18-65세가 청년이고, 66-79세까지가 중년이더라고요. 그래서 작가인 나는 아직 청년이더라고요. 오래도록 청춘의 뛰는 마음을 가지고 싶어요. 우리 어린이들과 오래도록 청년의 마음으로 살고 싶다는 결심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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