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공화주의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나 아렌트의 공화주의에 대한 관심을 필두로 진영을 막론하고, 학자들뿐만 아니라 정치인들도, 공화주의를 이야기하고 있다.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희망컨대 이 공화주의를 매개로 우리 사회의 ‘전쟁 정치’가 좀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성숙했으면 좋겠다. 우리 정치권 일반에서 더 많이 공화주의의 원리와 정신을 수용한다면, 우리의 민주 정치는 훨씬 더 성숙한 모습을 갖게 될 것이다. …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사상적 평전 같은 건 아니다. 나는 이 책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삶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의 정치적 행적과 사상을 민주적 공화주의라는 틀 속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조명하고 그 의미를 밝히려 하였다.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공화주의자로 인식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고, 어쩌면 공화주의 정치철학 그 자체에 대해 별다른 지식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가 자각하지 않은 공화주의자로서 정치적 삶의 많은 국면에서 누구보다도 더 공화주의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했다고 여긴다. -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