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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정면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2년 8월 <역사에서 기억으로>

남조국의 세계와 사람들

필자가 ‘운남’의 역사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원 박사 과정 세 번째 학기였던 1998년 2학기 수업에서였다. 김한규 선생님께서 제시하신 세미나의 주제는 ‘비중국적 중국 지역사’였다.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영토 안에 속하지만, 역사상 ‘중국’이 아니었던 지역을 선택하여 한 학기 동안 다루는 것이었다. 그때 필자가 덜컥 고른 곳이 운남이었다. 어릴 때부터 흠모하던 제갈량 때문이었는지, 좋은 추억을 지니고 있던 사천성과 가까운 곳이어서 그랬는지, 그도 아니면 ‘구름의 남쪽’이라는 다소 낭만적인 이름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나서 『신당서』 「외이전」 강독 수업에서는 ‘남만전’의 역주를 도맡으며 운남의 역사와 더욱 가까워졌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0년 6월 27일 저녁, 달리는 침대버스에 누워 평지에 우뚝 솟은 봉우리들 사이로 지나가는 붉은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구이린에서 난닝으로 가는 길이었다. 베이징에서 청두, 구이양을 거쳐 양수어까지 일주일의 여행길을 동행한 벗을 상하이로 보내고 돌아선 참이었다. 이렇게 한 달여의 운남 여행이 시작되었다. 난닝에서 쿤밍으로, 추슝과 야오안, 따야오, 웨이산, 따리까지 운남사의 복심 지역에서 마주친 허름한 전통 복장의 여인들과 인민복 차림의 남정네들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가 되어 버린 운남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북쪽으로 굽이굽이 아뜩한 산길이 이어지고 설산과 빙천을 마주하는 리쟝, 쭝디엔(샹거리라), 데첸에 이르는 길은 작은 티베트와의 만남이었다. 다시 서쪽으로 바오산과 텅충을 거쳐 루이리로 가는 길에 만난 낯선 탑들과 사원, 그리고 봉우(封牛)의 행렬은 또 다른 세계였다. 남쪽 십송판나 징홍에서 마주한 란창은 어느새 메콩으로 변해 있었고, 걸어서 만난 다이주 마을의 하룻밤은 “‘중국’이 아닌 중국 지역”의 체험이었다. 그렇게 운남과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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