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뜻은 없습니다. 지난 시들은 나름대로 시작과 끝이 분명했고, 그렇게 20세기를 살았으니까요. 지금 이 난삽한 사생활 중심주의 시대에 압축, 생략, 비약의 거대담론을 만나기 위하여 다시 시를 꿈구고 연극을 계속할 뿐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오랜 만에 소식을 전하는 것도 좋네요.
<어머니>에 수록된 작품 네 편은 모두 여성이 주인물로 등장한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이윤택이란 극작가의 대여성관을 비교적 진솔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나 자신이 강력한 남성주의자로 파악되고 상대적으로 여성에 대한 폄하와 왜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 입장이기 때문에 이번 희곡집은 은근히 부담이 된다. 자칫하면 나도 모를 수 있는 나 자신의 여성에 대한 강박관념이 드러날까 두렵기 때문이다...
카프카의 문학은 내게 있어서 그렇게 신비스럽지도 난해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현실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이 꾸는 꿈의 기록일 뿐이죠. 사실 누구나 카프카와 같은 꿈을 꾸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카프카와 우리가 다른 점은 우리는 잠 깨면 꿈을 털어버리는데, 카프카는 집요하게 자신이 꾸었던 꿈을 기록해 나갔다는 것입니다. 그는 위대한 꿈의 기록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