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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시작합니다.
1
다음과 같은 곡이 무대에 차례로 흐릅니다.
주현미 <비 내리는 영동교>, 혜은이 <제3한강교>, 원더걸스 , 민해경 <내 인생은 나의 것>, 최양숙 <가을 편지>, 조용필 <비련>, 패티김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PRODUCE 101 <나야 나(Pick Me)>, 천지인 <청계천 8가>, 꽃다지 <전화카드 한 장>, 조덕배 <꿈에>, 이정석 <첫눈이 온다구요>, 이상은 <언젠가는>, 이소라 <봄>, 양수경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시인과 촌장 <좋은 나라>, 조하문 <같은 하늘 아래>, 이치현과 벗님들 <사랑의 슬픔>, 송재호 <늦지 않았음을>, 김민기 <봉우리>
너무 매캐하지 않게.
2
영원은 무슨 맛일까요?
먼저 맛보신 분 해시태그(#) 영원의 맛, 후기 부탁해요.
4
시를 쓰지 않을 때 더 행복해(라고 말하면 그럼 쓰지 마,
라고 말하는 이가 꼭 있는데, 너나 나나 인생을 쉽게 보진 말자). 계속 쓸래?
8
아침에 일어나 공복에 유산균 캡슐 한 알 먹는 것이 시를
보호하는 데 도움되고요.
6
독자도 시를 물로 보는 편이 건강에 이롭습니다.
♡
이렇게 계속 달려가는 말이 저기,
장을 비우겠습니다.
2021년 10월
김현
어떻게들 지내시나요?
지난 주말 저는 차게 식힌 멸치다시육수에 삶은 소면을 적셔 먹으며 「봄비」라는 시를 썼습니다. 고향에서 푸성귀를 가꾸며 사는 부모를 떠올리며 아렴풋이 잠이 들었는데, 감실감실 꿈이 참 길었습니다.
깨는 건 한순간.
누구에게나 좋은 시절이 있다고 믿으면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아양을 떨었습니다. 그런데도 부모에게는 좀처럼 곁을 주지 않았습니다. 부모는 개를 아끼고.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벌하며 살다가도 누군가 먼저 떠나면 크게 울고 만다는 사실이 이 시집에는 담겨 있습니다.
잘들 쓸쓸하세요.
2020년 여름,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