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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임규홍

최근작
2021년 12월 <한국어 화용과 담화>

속소리 단소리 군소리

40년간 선생을 했다. 중등에서, 대학에서 남을 가르치는 귀하고도 귀한 일을 해왔다. 이제 정년을 앞두고 있다. 어릴 적 남 앞에서 말도 잘 못하고, 글도 잘 못 쓰는 사람이 평생 남에게 말과 글을 가르치고 연구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닌가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다. 몸과 맘이 강건하지 못해서 내 곁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으며 지난 오 년 동안 사랑했던 여러 사람들이 줄줄이 세상을 떠나는 힘든 고통도 겪어야만 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삶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뒤돌아보면 참으로 후회 되 는 일도 많았다. 돌아갈 수 없는 삶이기에 더욱 안타깝다. 그래서 글로써나마 참회하고 반성하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 누가 읽어주든 읽어주지 않든 나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숙제 아닌 숙제를 한 느낌이다. 우리는 살면서 내일을 모르는 허망한 일들을 너무나 많이 겪으면서 산다. 그래서 이 글도 내일로 미루지 않고 마음 내킬 때 용기를 내어 쓰려고 했던 것이다. 이 글은 모두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독자의 생각과 다른 내용도 많이 있을 줄 안다. 독자와 생각이 다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 있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받아 주었으면 한다. 책을 쓰면서 나의 삶을 뒤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뒤돌아보니 고마운 사람들이 줄줄이 나타난다. 지금까지 잘 살아내고 하찮은 글이라도 쓸 수 있는 머리와 몸을 주시고 돌아가신 부모님과 오로지 남편을 위해 살다가 먼 곳에 간 아내에게 이 책을 보낸다. 이 글이 지금 한창 자라나는 아이나 방황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청소년, 그리고 아이를 기르는 부모님, 나이 들어가면서 외롭고 힘든 장년·노년을 보내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서재 구석에라도 꽂힐 수 있다면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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