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도 그 나름의 역할이 있다. 자연과 인간사를 순환시켜주는 원리를 담고 있다. 쓰나미, 태풍 등은 자연 스스로의 정화 작용이다. 경제계에서 발생하는 위험은 시스템의 변동과 부의 이동을 가져오기도 한다. 인간은 위험 앞에서 시련과 진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렇게 위험으로부터 배울 기회가 있다는 사실은 징후에 좀 더 주목하게 만든다. 위험을 가까이 하라, 그래야 위험의 본질을 보다 선명히 알 수 있다. (프롤로그_'위험은 왜 무시되는가?'에서)
"1909년 1월부터 2월까지 순종황제는 남순행과 북순행을 하게 되는데, 이는 일제가 1907년 헤이그 밀사 사건을 계기로 고종황제를 강제 퇴위시키고, 대한제국의 내외권력을 완전 장악하려는 기도에서 나온 것이었다. 즉, 고종에 이어 순종이 즉위하자 통감 이토 히로부미는 순종황제 즉위식을 통해 일제의 보호정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황제를 강제로 순행케 하는 기획을 시도한 것이다.
순행 당시 민간에서는 ‘황제 납치’ 의혹이 일며 반발하거나, 안창호에 의한 일본기 거부 사건이 발생하는 등 애국충정 활동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일제가 주도한 순행이라 할지라도 나는 당시 민중 차원에서 이 순행의 이면을 보고자 하였다. 여기에 고종의 비밀결사단인 제국익문사의 활동을 접목해 순종황제의 순행과 망명 기도 사건을 극화하고자 했다.
특히 궁녀 초심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나의 민중 및 여성에 대한 사상의 반영이며, 시대적 요청이라 생각한다. 이완용의 망령이 배회하는 시대, 이 작품은 하나의 뚜렷한 메시지가 될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