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그리 멀지 않은 한국은 대다수 중국인에게 여전히 낯선 곳이다. 나는 전태일을 매우 존경해서 한국에도 따뜻한 애정이 있다. 사람 간의 거리에는 물질적 요소뿐만 아니라 정신적 요소도 있다. 한 지붕 아래 사람들끼리도 범접할 수 없는 냉엄한 계층으로 나뉠 수 있고, 반면 멀리 떨어져 격리된 사람들도 서로 뜻이 통해 도움과 위로가 될 수 있다. 뜻과 지향이 일치한다면 하늘과 땅만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늘 곁에 있는 것 같은 동지다.
나의 한국에 대한 유대감은 전태일로부터 비롯됐다. 나는 『전태일 평전』을 읽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감동했다. 2015년 11월 학술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45년이 흐른 지금도 전태일 정신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꼈다.
인류는 자본의 통제 아래 움직여 왔기 때문에 자본과 투쟁할 수 없다는 깊은 절망을 느낄지도 모른다. 투쟁을 시작하면 자본은 곧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자본의 논리에 빠져 있다는 증거다. 자본의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