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이해하고 좋아하게 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줄자’를 갖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과학을 알기 전, 내가 가지고 있던 줄자는 1cm 눈금이 그어져 있는 1m짜리였다. 나는 그 줄자를 들고 세상의 여러 가지를 측정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이해하는 세상이 넓어졌다. 하지만 내가 가진 줄자로는 1m 너머의 세상을 측정할 수 없었다. 눈금이 1cm마다 그어져 있으니 그보다 작은 세상도 살펴보기가 어려웠다. 측정이 힘드니 이해도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과학을 배우며 나의 줄자는 업그레이드되었다. 줄자의 최대 폭은 늘어나고, 눈금의 간격은 좁아졌다. 그와 함께 세상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졌다. 과학을 배운다는 것은, 더 나아가 과학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로서의 줄자’를 얻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