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을 할 때면 별일과 별일 아닌 것 사이의 경계선을 오가는 행위를 하는 것 같았다. 어떨 때는 무가치해 보이지만 또 지나 보면 그런 맹탕 같은 시간이 졸여져 간간한 국물 한 그릇 얻어먹는 느낌이랄까. <여기 있어요, 고양이>라는 곡과 이 그림책의 발매는 그런 좋은 곡 한 그릇 든든하게 얻어먹는 기분 좋은 순간이 되었다.
그리울 것이다. 창작 행위라는 생산적인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핑계로 보냈던 월요일 밤의 잉여 시간이 그리울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눴던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했던 대화들이 그리울 것이다. 평균 30명 남짓 되는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주저리주저리 떠들다가 잠들었던 날들도 그리울 것이다. 그리고 그 대화의 방식이 ‘차곡차곡’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어서 더욱 그리울 것이다. 이 책이 그 그리움의 작은 해소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