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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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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함수 도미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1964년 7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일본에서 단행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을 펴낸 곳은 ‘음악의 친구’라는 뜻의 출판사 음악지우사(音?之友社, Ongakunotomo sha)로 1941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일본을 대표하는 음악 전문출판사다. 당시 음악지우사는 클래식 거장들의 삶과 작품을 다룬 시리즈를 기획해 출판한 듯하다. 이 책에는 ‘대음악가의 인생과 작품23’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는 안익태와 야기 히로시(八木浩)다. 참고로 책 속에 두 사람의 영문명은 ‘Eaktay Ahn’과 ‘Hiroshi Yagi’로 표기되어 있고, 두 저자의 역할 분담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따로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책을 번역하기 위해 야기 히로시의 유가족을 수소문해보았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의 저서를 출판한 출판사들에서도 연결 고리를 못 찾았고, 그가 교수로 재직했던 오사카외국어대학은 지금은 없어진 학교이기 때문이다. 늦게라도 번역서의 존재를 알려 양해를 구하고 저작권에 대해 의논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이 자리에서는 그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성의를 표하고 싶다. 야기 히로시(1927~1986)는 오사카에서 태어나 교토대학 문학부 독일문학과를 졸업한 뒤 독문학자이자 시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주로 브레히트 등 연극과 문학에 관련된 서적의 번역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음악과 관련된 것으로는 쿠르트 리스가 저술한 『푸르트벵글러, 음악과 정치』(1959, 미스즈 쇼보)의 공역자로 이름이 올라 있다. 또 『우주와 지구』(1983, 다카쓰키 분코)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그와 안익태 사이의 접점은 끝내 찾아내지 못했다. 저자명 순서상 안익태가 앞에 적혀 있고, 무엇보다 안익태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이 책의 집필을 주도한 사람이 안익태였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책이 다루는 내용 못지않게 저자의 문체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역사적 자료로서 원문을 오롯이 옮기는 데에 중점을 두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무엇이든 쉽게 검색되는 요즘 시대에 보기에는 연도 표기 등에서 오류가 여러 차례 발견되었고, 한 문단이 적게는 한 페이지 많게는 두 페이지 이상 넘어가는 일도 있어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명백한 실수로 보이는 오기는 별도의 표시 없이 바로잡았고 긴 문단과 문장은 읽기 편하게 나누어 정리했음을 밝혀둔다. ‘대음악가의 삶과 작품’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이 책을 펼치면 오랫동안 쌓아 올린 한 거장의 어마어마한 기록이 코앞까지 와르르 밀려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것들이 본래의 의도대로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 어느 대목에서는 미숙한 욕심이 되지는 않았을지 되돌아보고 또 되돌아보았다. 어쩌면 이 작업은 출판된 이후에도 여전히 과제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아무쪼록 이 번역서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안익태의 연구에 도움이 되어 계속해서 이 번역서 또한 발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 책을 발견해 번역을 제안해주시고, 음악에 관한 지식과 조언을 아낌없이 주신 김승열 칼럼니스트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책의 출판을 결정해주시고, 원고 속의 오류를 꼼꼼하게 찾아 말끔하게 정돈해주신 달아실출판사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비교적 낙관적인 케이스

“오카다 도시키의 유쾌한 상상력을 지지하는 기쁨을, 한국의 독자들과 함께하고 싶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의문은 ‘도망칠 곳이 없다!’ 하는 감각만큼이나 저를 소름끼치게 만들었습니다. 그전까지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 설마 나의 생존권까지 위협하겠어?’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런 생각들을 할 때쯤, 작가 오카다 도시키의 가족도 분주했습니다. 그는 대지진 이후 거주지를 일본의 서쪽, 구마모토로 옮겼습니다. 일본에서보다 해외에서 작업하는 일이 더 많은 그가 이사를 결심한 계기는 아내와 두 아이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에 실린 <거리, 필수품>과 <문제의 해결>, <에리나> 같은 단편을 번역할 때, 그가 품속에 늘 지니고 있는 아이들 사진과 그가 한국에 머물며 일하던 시절 교보문고에 들러 아내를 위한 책을 고르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가 가진 상상력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그 사람의 논리와 감성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상상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쇼핑몰에서 보내지 못한 휴일>이나 <견딜 만한 단조로움>에서처럼 나와 상관없는 사람의 머릿속을 상상하는 것도 간단한 일은 아니겠지요. 심지어 <나 말고 그 남자>에서는 나를 화나게 만든 사람에게로 갈아타듯 시선을 옮겨 나를 미워하기도 합니다. 부족하지만 고집스럽게 오카다 도시키의 소설을 번역했던 것은, 그의 이런 상상력을 탐구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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