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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이정지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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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모악산 꽃 할머니>

바람의 끈

“바람의 끈을 보셨나요? 바람의 끈이 눈에 보이지 않듯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끈들이 있답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역사의 끈에 이어져 있습니다. 가족과 가족, 이웃과 이웃으로 이어진 끈은 더 넓고 긴 끈으로 이어지지요. 우리가 사는 동네부터 살펴보세요. 산과 들, 강과 바다, 공원과 호수, 미술관과 박물관을 돌아볼까요? 역사의 실타래를 풀어보고 싶을 겁니다. 오늘의 삶은 어떻게 과거와 미래로 이어질까요? 『바람의 끈』을 잡고 가슴속에 있던 상상의 날개를 펼쳐 과거와 현재로 날아 보세요.”

흐르다가 멈춘 물방울 사이

눈을 감고 쓴 애틋한 시를 줄줄 글을 읽어내는 일은 나의 즐거움이자 평온한 휴식이다. 읽은 글을 한 땀 한 땀 메모하고, 모아두면 그 자체로 행복하다. 몇 분의 추천으로 지방신문에 글을 써 보았다. 책도 내었다. 애면글면하며 쓴 글과 시는 책으로 남았지만, 그 이후로 눈을 편안하게 뜰 수가 없었다. 좋아하던 책을 읽을 수가 없어서 유튜브로 강의를 들었다. 거의 눈을 감고 지냈다. 맡겨진 몇몇 모임이나 수업은 눈을 감고 준비했다. 한 시간의 수업을 위해서 한 주를 준비했다. 기력 없어 하루에 한 가지만 했다. 술술 읽던 책을 접으니 암흑이었다. 무거운 눈꺼풀로, 눈을 감고 걷다가 넘어져서 무릎에 피가 날 때도, 벽에 부딪쳐 안경에 금이 갈 때도 있었다. 한 시간 수업이나 모임을 위해 3~4시간은 눈을 감고 있어야 했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일주일 동안 눈을 뜰 수 없었다. 산책하다 만난 민들레를, 냉이 꽃을 벗 삼아 암흑 속에서 타오르는 열망을 꾹꾹 눌러냈다. 그런 중에도 친구들을 모아 도서관봉사활동, 그림책 읽고 함께 글쓰기를 하였다. 따스한 온정은 인연으로 다가왔고, 절망의 끝도 보였다. 사랑이 느껴지는 말도 듣게 되었다. 새로움도 만났다. 작은 행동 하나하나도 여러 가지 길로 연결됨을 느꼈다. 하다가 힘들고 지치면 쉬어 갈 수 있었다. 함께 할 수 없다던 인연도 내 삶의 중요한 선물임을 깨달았다. 고통은 때론 필요한 것이고, 죽음처럼 힘든 날도 삶의 자양분으로 느껴졌다. 눈을 감고 쓴 애틋한 시를 곱씹고 곱씹었다. 줄이고 줄였다. 부끄러움 다잡고 시집으로 묶었다. 고통 중에 쓴 나의 시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준다면, 나의 기도는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행복할 것이다.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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