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우리는 큰 것을 좋아합니다. 큰 것에 감명받고, 큰 것을 바라지요. 그렇게 자라 왔는데, 어느 날 세상은 다른 말을 합니다. 큰 건 안 좋아. 큰 건 바람직하지 않아.
나는 어렸을 때 무용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네에 끼인 적은 있습니다. 큰 애들 몇이랑 아기 그네를 타고 놀았는데, 내릴 수가 없는 거예요. 그렇게 끼인 애는 나뿐이었지요. 또래와의 덩치 차이 때문에 나는 어른 취급을 당했습니다. 철 좀 들라나요. 난 그저 어린아이였는데 말이에요. 그날 나는 내 몸이 적당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요. 어른들은 나를 무심코 실수할 수 있는 어린아이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내 어린 시절 체험은 이 아이가 겪은 것보다는 훨씬 덜 노골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들었던 말이나 했던 생각은 이 아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어른’이라는 편견과 ‘날씬해야 한다’는 편견이 겹쳐진 십자선 위에 앉은 아이. 이 아이는 편견에 싸인 비판을 받는데, 그건 받는 당시 해로울 뿐만 아니라 평생 악영향을 끼칩니다. 그래도 아이는 불친절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 말들을 돌려줄 만큼 스스로를 충분히 사랑합니다. 나는 이 아이가 길잡이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그 여정을 지켜보며 따라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몸집 크고 피부가 까만 우리 같은 사람들이요.
색채 심리학에서는 분홍이 부드러운 사랑, 다정함, 돌봄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분홍 꽃은 순수함, 기쁨, 유희성, 행복의 상징입니다. 이 책의 배경색은 여자아이들이 이런 것들을 누려야 마땅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뜻입니다. 아이의 몸은 고쳐야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날 놀이터에서 내 몸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고쳐야 할 것은 우리가 품고 있는 편견입니다. 나는 그 아이를 껴안아 주고 싶습니다. 아이의 일부는 나고, 아마도 어떤 일부는 당신일 것입니다. 그리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너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온 세상의 모든 기쁨과 돌봄을 누릴 자격이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