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에는 아픈 이웃들이 너무 많다. 하는 일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받고 소외 받는 사람들이다. 회사를 벗어나면 평범한 이웃이지만 회사 안에서는 하는 일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 노동자, 원청 노동자로 불리며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나는 살아오면서 수많은 평범한 이웃들의 삶이 어떻게 파괴되는지도 보아왔다. 힘없는 이웃들이 차별받고 소외 받는 것을 볼 때마다 분노가 치밀었다.
2007년 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 송경동, 이인휘와 민족미술협회 성효숙, 배인석, 노동만화 들꽃 류정화, 민주노총 문화국 김지호, 금속노조 이장주, 공무원노조 이장희, 공공노조 이상훈 동지들과 함께 기획한 노동문화제 ‘비정규직 없는 세상,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하여’를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수많은 투쟁들이 벌어지고 있다.
첫 시집을 내는데 수많은 시간을 에둘러 돌아왔다. 20대 초반 인천노동자문학회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시를 쓰며 노동자로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 세월이 옹근 30년이 다 되어간다. 그때 만난 많은 동료들이 시와 소설을 업을 삼고 살고 있다. 그러나 나는 단 한 발짝도 노동 현장에서 벗어 날 수가 없었다. 아픈 이웃들 때문이었다. 이 시집이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시집을 내기까지 도움을 주신 도서출판 레디앙 이광호, 공공운수노조 이근원 동지, 흔쾌히 시 해설을 허락해 주신 이민호 선생님과 시집 출간에 도움을 주신 안재성, 송경동, 윤동수, 최용탁, 이인휘 그리고 지금에 나를 있게 해 준 인천노동자문학회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