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서문]
존 보울비에 의해 애착이론이 처음으로 제시된 이후 애착이론은 에인즈워스를 시작으로 많은 학자들에 의해 발전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확장되고 있다. 현재 애착이론은 심리학뿐만 아니라 교육학, 사회학, 심지어 종교와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인간의 생활에 적용되지 않는 이론은 발전하지 못한다. 좀 더 나은 생활과 성숙한 인간의 삶을 위해 이론에서 실천으로 옮겨져야 또 다른 연구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착이론은 그런 점에서 꾸준히 연구가 진행되었다. 특히 사람은 왜 똑같은 환경이 주어져도 생각하는 것이 틀리고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가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제시하여 인간 자신을 이해하도록 지혜의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애착이론은 공이 크다. 애착이론이 뿌리 내리기 전 아동에 대한 사회적 열악함을 개척자들의 노력을 통해 좀 더 나은 아동-친화적 환경으로 바꿀 수 있었던 것처럼 지금도 애착에 관한 연구는 보다 나은 아동 환경을 위해,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그리고 보다 나은 개인의 정신건강과 치료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지속되고 있다.
본서는 삶의 실천의 또 다른 연구결과로서 애착이론을 소개하지 않는다. 본서의 목적은 삶의 영역과의 접목이라기보다는 애착이론 자체에 대한 탐구에 있다. 애착이론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을 소개함으로 애착이론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애착을 접목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애착에 관련된 전문가들이 애착이론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연구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주요 내용으로 애착이론의 발달과정과 애착이론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개념들을 소개하였으며 애착을 측정하기 위한 주요 측정도구들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생소하다고 생각되는 용어들은 각주로 처리하여 이해를 도왔다.
저자 역시 심리학을 처음 접하고 애착이론을 처음 접했을 때 생소한 단어들과 기본적이지만 저자 본인에게는 어려웠던 심리학 개념들을 숙지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애착이론을 처음 접하면서 나 자신의 행동 특징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보다 나은 인간관계는 무엇이 좌우하는지 알아간다는 것이 흥미 있었다. 그리고 현재는 애착이론을 강의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임산부와 영아기 자녀를 둔 엄마들이 자녀와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하도록 돕기 위한 실제적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혹시 저자와 비슷하게 애착이론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반드시 연구 목적이 아니더라도 독자들의 관심사와 전공 분야에 새로운 시각을 부여하거나 자신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를 목적으로 이 책을 접한 독자들에게도 애착이론의 기본 개념을 확인하고, 지금까지의 애착연구 과정을 이해하여 향후 연구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애착을 접하는 행복과 연구의 진보가 함께하길 바란다.
대전 하기동에서
한국애착연구소장 유 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