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참 신비로운 곳이에요. 어떤 날은 꾀병을 부릴 만큼 가기 싫은 때도 있지만, 막상 나가서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면 그만큼 즐거운 곳도 없지요. 잘 알지 못하는 친구와 알아 가는 즐거움도, 생각지도 못한 사건들을 마주하는 즐거움도 모두 학교에서 겪을 수 있는 일이에요.
나는 어렸을 때 겁이 많은 편이었어요. 밤 12시면 학교 운동장을 돌아다닌다는 동상들에 대한 괴담을 듣고 한동안은 그 앞을 빠르게 지나치기도 했어요. 또 학교의 모든 괴담을 알게 되면 귀신이 찾아온다는 말에 일부러 괴담을 듣지 않으려고 양손으로 귀를 막기도 했지요. 물론, 결국 호기심이 이겼지만요.
이 책에는 내가 어릴 적 그토록 무서워했던 괴담들이 주로 나와요. 어쩌면 나처럼 겁이 많은 친구에게는 조금 무서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용감한 친구에게는 시시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죠. 어떤 남다른 친구들은 괴담 뒤에 숨어 있는 비밀을 조금 일찍 발견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흔히 추리 소설은 작가와 독자의 머리싸움이라고 해요. 나는 괴담을 빌려 친구들에게 조금은 짓궂은 수수께끼를 낸 거랍니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이 독자가 아닌 별난 탐정단이 되어서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별난 탐정보다 늦게 사건의 진실을 발견하더라도 괜찮아요. 모든 수수께끼는 만드는 사람이 훨씬 유리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어쩌면 아주 쉽게 이 수수께끼들을 풀어 버릴지도 몰라요. 물론 그건 수수께끼를 낸 사람으로서 상당히 김이 빠지는 일이지요. 그래도 나는 친구들의 추리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답니다. 이 수수께끼를 푼 친구들 중 누군가는 자라서 나와 같이 수수께끼가 담긴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나 또한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한 명의 독자로서 더 흥미진진한 수수께끼를 내 줄 친구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