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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강애영

최근작
2024년 12월 <네모 쇼핑센터>

네모 쇼핑센터

나는 가끔 판타지를 꿈꾼다. 지구는 셀 수 없이 촘촘한 큐브로 이루어져 있어 각자의 세계에서 살아가다가 그 세계를 탈출하면 다음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비슷한 시기를 살아가는 많은 작가들이 비슷한 상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상상은 신의 세계를 탐구한다. 내게 있어 신은 헌터이다. 신은 부조리하다는 관점으로 이러한 상상을 자주 한다. 신은 자동프로그램으로 유지되는 푸른 별에 사냥을 나간다. 그는 구름 위나 어둠 깊은 곳에 숨어 낚싯대를 드리우고 조용히 기다린다. 영리한 동물들을 잡기 위해서는 조심해야 한다. 자칫 재채기라도 크게 할라치면 동물들이 동굴 속으로 숨어든다. 미끼는 필요하지 않다. 불안을 조금 뿌리고 기다릴 뿐이다. 그럼에도 가끔 프로그램에 오류가 생겨 지진이나 해일이 발생하여 생명체가 몰살당한다. 오류를 잡으려고 해도 변수가 워낙 다양해서 그저 저절로 복원되길 기다린다, 인내한다. 그러한 까닭에 나는 판타지 대신 재현의 글쓰기를 택한다. 최근에, 내가 겪은 고통이 굉장하다는 편견을 갖지 말라는 스승의 말을 되새겨 본다. 나는 다시 깨달았고 인정한다. 내 삶의 굴곡들이 그저 평범한 일이었다는 사실을. 세계는 전쟁 중이고 우리는 또다시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경악하고 어이없는 일이지만 되풀이되었다. 미디어를 통해 재현된 극단의 날, 은 잊을 수 없는 망령을 되살렸다. 앞으로도 나는 재현을 시도할 것이다. 비존재 영역에 있던 이들을 현존의 세계로 불러올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이번 작품집도 많은 이들과 가족들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묵묵히 격려해 준 남편과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동안에 새 식구가 둘이 늘었고 막내는 제 길을 찾아 부모로부터 독립했다. 마지막으로 출간을 허락해 준 실천문학사에도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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