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왕재 교수와 차한 교수가 어려운 여건에도 오직 주님과 환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난 20여 년을 한 달도 빠지지 않고 엮어내는 월간 ”건강과 생명”에 실렸던 글들을 모아 낸 것이다. 지난 1999년에 출간한 “두 가지 목숨”에 실린 글에 그 뒤에 실었던 글을 더하여 약간 고치고 재 편집한 것이다. “두 가지 목숨”에는 신앙에 대한 글 외에 다른 글도 실었지만 이 번에는 신앙에 대한 글만 모아서 내년 정년을 감사하는 뜻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을 내려고 마음 먹었을 때 제일 먼저 떠 오른 생각은 “네가 무슨 자격으로”이었다. 사실 신앙적으로는 물론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도 남 보기에 부끄러운 부분은 많아도 자랑할 구석이 없고, 더구나 무슨 전환점을 통해 은혜 받고 신앙적으로 새 사람이 되지도 못한 나로서 내 얘기도 할 것이 없고 더구나 기독교인들에게 무어라고 할 자격은 더구나 없다.
이 책을 내는 목적은 그냥 세상에 섞여 휘둘리면서 때로는 절망하고, 때로는 교만하며, 때로는 넘어지며 사는 부끄럽고 죄스러운 모습의 한 기독교인이 느끼는 우리나라 기독교와 교회와 기독교인에 대한 생각을 욕 먹고 비난 받을 각오로라도 여러 사람에게 알리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효성스러운 자식도, 존경스러운 아버지도, 또한 착실한 남편도 아닌 나를 사랑해주신 아버님과 작년에 소천하신 어머님, 그리고 채진, 채선, 채원, 세 딸과 사위 배철희 목사, 임동혁 목사, 아내 추경은 권사, 그리고 끝까지 사랑으로 참으시면서 나의 신앙을 지켜주신 안디옥 감리교회의 고 조정구 목사님과 서울대병원 병원교회 이증구, 장병호 목사님, 성경의 놀라운 비밀을 매주 전해 주시는 현재 서울대병원 병원교회 담임 목사이신 이 대건 목사님께 감사를 드리며 그동안 저로 인해 상처 받고 힘들어했던 많은 사람들과 제 평생을 지켜준 서울의대 안과학 교실의 스승님과 동료 후배 제자, 그리고 저에게 수술을 받고도 오히려 더 시력을 잃게 되었던 십여 명의 나의 환자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주님, 주님의 사랑과 돌보심이 제 일생의 한 순간도 빠트리지 않으셨음을 고백합니다. 또한 주님께서 주시는 구속의 은총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소망이 오늘까지 저를 살리셨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남은 생을 주님 뜻대로 살게 하여 주시고 부디 저를 통하여 주님의 사랑이 보여지게 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