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봄, 우리 가족은 약 75년 만에 지구를 찾아온 핼리 혜성을 보러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때 나는 일곱 살로, 젖니가 흔들거리는 데다가 충치까지 있어서 몹시 아팠습니다. 하지만 어린 마음에도 꾹 참고 칠흑 같은 어둠 아래서 반짝이는 핼리 혜성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날의 강렬한 기억에서부터 우주에 대한 상상이 시작되었고,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핼리 혜성은 우주를 돌며 약 75년에 한 번씩 지구 가까이 다가옵니다. 현대인의 평균 수명으로 보면 한 사람이 평생 동안 핼리 혜성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아무리 많아야 두 번입니다. 저는 이 두 번의 기회가 평생 두 번 이가 빠지는(젖니가 빠질 때와 사랑니가 빠질 때) 사람의 주기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입을 우주라고 상상해 보세요. 그러면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약속의 말들이 모두 기억으로 남는다는 것도 믿게 될 겁니다. 우리의 약속이 모두 다 이루어질 수는 없지만, 이 이야기를 읽은 어린이들의 약속은 계속 새롭게 이어지길 바랍니다.
2061년, 핼리 혜성이 지구로 오는 그날에 저는 핼리 혜성을 다시 만나러 갈 겁니다. 그리고 이 책을 본 어린이들 가운데 누군가도 핼리 혜성을 만나게 될 겁니다. 아기 이와 온 우주, 75년 동안의 약속을 잊지 않는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