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형인 난민들의 비극 앞에서, 정치와 언론의 무능함 앞에서, 사람들의 무관심과 이기주의 앞에서 필리프 클로델은 작가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이 소설의 문을 열고 닫는 목소리가 스스로를 규정하듯, 작가란 ‘성가시게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 방해받지 않고 자신들의 평온한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인간은 어디까지 비열해질 수 있는가? 얼마나 비겁해질 수 있는가? 작가는 ‘비겁한 인간’이라는 표현은 거의 중복 어법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