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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강민영

최근작
2024년 9월 <외로운 너는 개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

아무도 달이 계속 자란다고 생각 안 하지

몽골에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유목민을 만났다. 노인은 자신의 주름을 자연이 내려 준 선물이라고 했다. 노인의 갈라진 목소리에서 마른바람 소리가 들렸다. 노인의 작은 몸으로 버텨온 사막 의 바람이 그 골짜기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 그 노인처럼 극적이진 않지만 내게도 다가온 한파를 묵묵히 견뎌낸 흔적이 있다면 그것은 이 시집일 것이다. 이제 이 시집이 땡볕에 작은 그늘을 드리운다. 자연에게 또 한 차례 신세를 졌다.

외로운 너는 개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

창조할 힘은 없지만 파괴할 힘은 조금 더 남아 있다. 쇠퇴하는 것들은 파괴를 일삼는다. 그때 내 눈동자에서 초원을 돌아 나온 바람을 보았다고 너는 말했다. 나의 갈증과 욕심이 닿는 곳에는 언제나 부서지고 떠나는 것들이 있었다. 황금을 너무 사랑해서 만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하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었던 남자의 불행처럼, 평형저울 위에 내가 창조한 것과 파괴한 것이 놓여 있다. 지금 불고 있는 이 모래바람처럼 진실한 대답이 또 있을까. 쾌락의 끝에 이르면 평형저울 위에 그 무게만큼 놓인다는 어둠, 나는 다만 그 쾌락의 극에 네가 도달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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