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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국내저자 > 문학일반

이름:김치수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0년, 대한민국 전라북도 고창 (사수자리)

사망:2014년

최근작
2022년 11월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 (GB 100만 부 특별 리커버판)>

문학의 목소리

금년은 내가 문단에 나온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1966년 1월에 중앙일보 제1회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입상함으로써 문학 활동을 시작한 이후 나는 한국 문학의 현장을 떠나지 않고 한국 문학과 함께 살아온 셈이다. 문학은 내가 살아온 격변의 역사 속에서 내 삶의 지주 역할을 해왔다. 때로는 헛된 욕망에 시달리고 때로는 세속적인 유혹을 받고 때로는 격정에 휩쓸리고 때로는 절망하며 중심과 균형이 흔들릴 때도 많았던 나에게 문학은, 어떤 작가의 표현을 빌리면, 꿋꿋하게 서서 버틸 수 있게 해준 척추뼈의 역할을 했다. 동시대의 많은 작가와 시인들 그리고 비평가들과 문학을 함께하는 것이 내게는 행복이었다. 그들의 글을 읽으면서 그들과 함께 상상하고 그들과 함께 괴로워하고 그들과 함께 느끼고 그들과 함께 표현할 수 있을 때 나는 즐거웠고 행복했다.

삶의 허상과 소설의 진실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보편화되어도 신문이 건재한 사실, 영화와 비디오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소설이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 등은 멀티미디어의 발달이 문학의 죽음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입증하고 있다. 프랑스의 누보 로망이 1950년대에 이미 이야기로서의 소설의 종말이나, 영웅으로서의 주인공의 죽음이나, 구성으로서의 소설 구조의 붕괴를 주장한 것은 문자 그대로의 종말과 죽음과 붕괴를 의미한 것이 아니라, 그 이전까지 존재해온 그 모든 것의 양상에 대한 반성을 의미한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작중인물,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구성을 생각하지 않는 소설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의미한다. 소설이란 우리 일상적 삶과 관련된 하찮은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하찮은 이야기가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삶을 여러 번 살게 하고 반성하게 하고 그리하여 다른 사람의 삶도 이해하게 하는 데 있다. 그것은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꿈을 갖게 하고 남과 함께 사는 삶의 보람을 생각하게 하며 각자에게 진정한 가치 있는 삶을 발견하게 한다. 그런 점에서 아직도 문학이 많이 읽히고 있는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는 사회이고 살 만한 사회임에 분명하다. 『공감의 비평을 위하여』 이후 9년 만에 평론집을 내면서 그 동안 우리의 소설 가운데 어떤 작품이 우리 소설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그 가운데 주류에 속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게으름 때문에 그것에 대한 글을 쓰지 못한 작품도 많고 거기에 속할 수 없는 작품이지만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다룬 작품도 있다. 매일 한 권의 시집이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행복을 누리면서도 그 결과를 글로 쓰는 것은 대학이라는 제도 속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특히 글을 빨리 쓰지 못하는 사람으로서는 힘든 일이다. 앞으로 써야 할 목록만 작성해놓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더 주어지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그 동안 써놓았던 소설에 관한 글만을 모으면서 한국 소설의 풍요로움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작품을 읽는 도중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작가의 치열하고 처절한 정신과 부딪칠 때마다 느끼는 감동과 전율은 때로는 외경심으로 밤을 새우게 했고 때로는 문학을 공부한 행복감에 도취하게 했다. 그 감동과 행복에 비하면 여기 모아놓은 글들은 너무나 빈약하고 초라해 보인다. 그렇지만 이 책이 한국 소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2000년 6월, 이화동산의 연구실에서

상처와 치유

해방 후 학교에 들어가서 한글을 배우고 한글로 사유하고 한글로 글을 쓴 우리 세대는 일제의 식민지 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최초로 민주주의 교육을 받고 자랐다. 그것은 우리 세대만이 갖고 있는 언어와 사유와 행동의 일치라는 동류의식을 갖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세대의 문학을 읽고 분석하고 해석하면서 거기에 나타난 우리 세대의 정신을 찾고 한글세대의 문체와 감수성, 그들의 문제의식을 밝히는 작업으로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 세대의 특성은 그 이전 세대 문학과의 관련 아래에서 설명되고 그 이후 세대의 문학에 의해 계승 혹은 극복되는 과정을 통해 설명된다. 민족적 열등감을 강조한 식민지 사관을 극복한 새로운 역사관의 영향을 받고 성장한 우리 세대의 비평은 그렇기 때문에 좋지 않은 문학 작품을 비판하는 부정적 비평이 아니라 좋은 작품을 분석하고 해석함으로써 한국문학의 형태와 정신적 지향을 찾고자 한 긍정적 비평을 목표로 삼았다. 이번 평론집의 교정을 보면서 나는 우리 문학이 다루고 있는 공통된 주제가 개인이 겪은 역사적 상처라는 것을 발견하고 문학 정신의 근본적인 양상이란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생활환경이 바뀐다고 해서 삶의 원리나 양상이 별로 달라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어느 시대 어떤 체제에서나 개인은 상처를 입고 고통 받는다. 문학은 그 상처와 고통의 정체를 밝혀주고 그 치유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것이 값싼 화해나 손쉬운 결말이 아니라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생각하게 하는 모색일 때 문학은 우리의 마음에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다.

홍어 깊이 읽기

이 책은 ,홍어>를 더 깊이 이해하고 <홍어>를 읽는 즐거움을 더욱 만끽하게 하기 위하여 엮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홍어>뿐만 아니라 소설을 읽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는 계기가 각자에게 마련되기 바란다. 소설을 읽는 일이 심심풀이나 남는 시간 때우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홍어>를 한 번 읽고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두고두고 읽히는 작품이, 그리고 그때마다 새롭게 읽히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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