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개인에 대해 질문할 때, 그가 사회적으로 처해 있는 상황, 배경적 요소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학벌, 집안, 직장(공무원인지, 대기업인지), 거주지, 인맥 등. 하나같이 개인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배경이 되면서도, 정작 개인 그 자체와 본질적인 관련은 없는 것들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조선 시대에 이 같은 ‘status’의 결정요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출생’, 즉 가문 연망이었고, 근대 이후 그것은 교육을 필두로 하는 보다 개방적인 것을 포함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배경이 중시된다는 이 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통찰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