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모네다의 시에서 자주 언급되는 파란색은 핏기 없는 시체처럼 파랗게 질린 청색증을 연상시킨다. 극심한 충격으로 모세혈관이 얼어붙으면 우리의 몸은 파랗게 된다. 시인의 어린 시절, 수술 전 소독약으로 파랗게 칠해진, 병든 아버지를 대표하는 색이 바로 이 파란색이었다. 스페인 내란과 그 후,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의 가모네다가 눈으로 직접 본 폭력과 보복, 박해, 고문의 기억도 파란색으로 표현된다. 그는 회한과 부끄러움의 심리적 기저에서 나온 이 색을 곧 사라질, 잘못된 존재의 색으로 규정한다. - 역자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