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서양화나 한국화 같은 장르 구분에 얽매이지 않고 그림의 원점으로 돌아가 현 시대를 사는 평범한 인간으로서 그림을 보며 무엇을 느끼고 생각했는지, 그 그림에서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그 그림의 가치인지 한번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말해 볼 필요가 있다. 구분을 없애고 거시적으로 그림이란 하나의 테두리를 통해서 그림이 무엇이며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짧고 부족한 글을 쓰면서 그동안 틈틈이 찍었던 사진을 첨가하긴 했으나 그보다는 직접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옛 정원을 찾아가 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정원 안에 들어가 한번 산보를 마치고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각 정원에 내려오는 시를 제일 앞에 두고 시와 함께 음을 단 것도, 정자나 누각의 마루에 앉아 시를 읊어 보거나 산보하며 걸음마다 시를 읊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책은 보조적 수단일 뿐 정원을 알고 그 속에 담긴 자연과의 독특한 교감을 얻어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