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웹툰 대본을 쓰기 시작한 날로부터 9년이 흘렀다. 9년 전에 한 생각과 9년 동안 한 생각을 여기 담았다. 별 내용 없어 보이는 글도 있지만, 쓰면서 떠오른 질문은 피하지 않고 답하려 노력했다. 돌이켜보면 산문 쓰기란 질문에 끊임없이 답하는 것이었다. 나는 왜 이야 기를 쓰기 시작했을까, 왜 하고많은 이야기 중 웹툰을 쓸까, 왜 이렇게 외골수일까.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했다. 책꽂이의 나뭇결무늬나 어깨 뒤에 난 점처럼, 평소엔 거기 있는 줄도 몰랐던 나를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