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간절했다, 바다에 대한 갈망이.
버리고 간 섬집 하나 쓸고 닦아서
한세월 늘어지게 살아보고 싶었다.
‘섬 살이’가 내 꿈 목록 1번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꿈이 내게로 왔다.
마당에 바다를 들여놓은 예쁜 진료소 하나
태극기 펄럭이는 손짓으로 나를 부른다.
이제야 마음이 고요해진다.
퇴직을 하고서도 습관처럼 바쁘게 살았으나
지금은 일을 하면서도 마냥 여유롭다.
섬이라는 곳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단절의 거처이지만
반면, 삶이 단순해지면서
살아있는 우물처럼 맑고 깊어질 수 있는 곳이다.
한쪽 문이 닫히니 잠겨 있던 다른 쪽문이 열리는 이치다.
내 사무실 창문 너머에 기적 같은 바다가 있다.
아침마다 해님이 바다에 오시면
금빛 물결은 환희로 빛나고
금파랑 같은 기쁨이 내 마음 안에 차오른다.
나의 대마도
나의 이웃들
김인진 김포심 이영자
요양원에 계시는 세 분과
김정기 김춘산 김재철 정영옥 이추덕 김용단 김금예
밤하늘의 별이 되신 일곱 분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봅니다.
이제 얼마나 더, 누구를 더 보내야 할지
붙잡지 못하고 보내야 하는 내일은 오지 않기를 빕니다.
사랑하는 모든 것과의 이별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