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요정』을 상재하며
언제
부턴가
시를 쓰고
우리 시조를 알고
배우다가 유난하게도
단시조에 정이 갔습니다
정해진 음수율을 따르면서도
보고 느끼며 생각하고 떠오른 말
절제된 마음마저 달빛에 담고서
요정이 되어 봅니다
하 시절 지나고 나면
보름달이 저에게 다정한 말 걸어오길 기다립니다
2023년 초여름
2번째 시집을 내면서
언 땅을 뚫고 나와
새순이 돋아나는 희망의 계절
발목 잡던 긴 침묵의 시간을 지나
새봄과 함께 거리두기도 해방되고 나니
발길마다 물결 타고 넘칩니다
글로 마음을 표현하면서
삶의 일부, 아니 전부가 되어버린
시는 친구이자 동반자입니다
평범한 언어로 서로 공감하며
소박한 삶이어도 세상 밖으로 나와
누군가 읽어주며 띄우는 미소
온 누리에 비치는 빛이 아닐까 싶습니다
2023년 새봄 타고
숟가락 두드리며 고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