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치고 작은 씨앗에서 큰 숲이 되어가는 나무를 보면
사람의 일생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무는 작가들에게 정말 인기 있는 소재가 아닐까요?
저는 이 책에서 특별히 나무의 일생을 응원하는 물과
먼저 삶을 살아간 어른(큰 나무들)의 역할을 담아 보았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나무처럼 날마다 성장해 가실 텐데요.
나무와 물의 노래를 담은 이 책이 여러분의 삶의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丹點(단점): 빨간 점
短點(단점): 잘못되거나 부족하여 완전하지 못한 점
어느 날 발견한 빨간 점을 한참 보다 보니 이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이 점은 신기하게 숨기려고 할수록 커져요.
그런데 더 신기한 건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런 ‘점’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그럼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겠죠.
어린이 친구들이 커 가면서 발견한 빨간 점에 대해 너무 많이 고민하지 않길 바라며 이 책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터키에 잠시 머무를 때, 거리에서 꽃을 팔고 있는 집시 아이를 보았습니다. 맨발에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지만 아이의 눈빛만은 맑고 깨끗했습니다. 빛나는 아이의 눈망울을 본 순간 그 아이가 제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그때부터였습니다.《사막의 아이 닌네》 이야기가 시작된 것은.
삶을 살아가다 보면 길을 잃을 때도 있고, 타는 듯한 더위와 험한 바람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그런 순간들이 올 때마다 사막의 유목민처럼 노래를 부르는 마음으로 한고비 한고비 넘기다 보면 하얀 낙타와 사막여우 같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겠지요?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겠지요?
《사막의 아이 닌네》와 함께한 시간은 행복했지만 때론 사막을 혼자 걷는 것처럼 외로웠습니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건, 하얀 낙타와 사막여우처럼 제 곁에 머물러 준 사랑하는 사람들 덕분이었습니다. 이 책이 아이들에게 하얀 낙타와 사막여우 같은 친구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오래전부터 고려가요 청산별곡에 나오는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하는 가락을 마음속에 담아 두었습니다. 이 가락에 고려청자의 옥빛을 닮은 달님과 연꽃을 그려 넣고, 옛이야기 형식을 빌려 창작을 하면 좋겠다 싶었지요.
그렇게 여러 해 동안 갈고 닦은 작업이 드디어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달님과도 같은 이 책을 만들면서 아름다운 연꽃을 많이 만났습니다.
이 책이 여러분께도 반가운 연꽃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