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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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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내가 지은 집에는 내가 살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시가 여전히 길다 덜 성숙하니 일상에서 내 말보다 시가 더 길다 아직 할 말이 많은가보다 아직 반성할 기회가 있는 것이겠다 아직 길은 있는 것이다 그 믿음으로 아직 산다 여전히 나는 네가 좋다 음정 박자 어설픈 내 옆에 있어서 2018년 12월

반성하다 그만둔 날

초판본 시인의 말 단단하지도 않고 매끄럽지도 않은 까끌한 지난 시간들. 숱한 말들, 끊어지지 않는 관계. 징그럽고 메스꺼운 현실, 살기 위해 젖어들고 바득바득 싸우면서 그러다가 부지불식간에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가느다랗게 버텨 준 것이 시였다. 독특한 인식이나 세계를 보여 주는 것도 없고 파격적인 실험을 즐기는 시도 아닌 것을 안다. 그렇게 평범하지만 숨을 쉬는 길이었기에 시를 썼다. 그리고 시집을 묶는다. 후회 없이. 그렇게 살았으므로. 근 십오 년을 열렬히 사랑했던 구로노동자문학회에 큰절 올린다. 그리고 이제, 너를 움켜쥔 집착을 놓는다. 우리 사랑은 이미 식은 지 오래였다. 광주에 있는 내 친구들, 전국노동자문학회 선후배들, 참으로 고맙다. 딸이 시인이라고 믿는, 아픈 아버지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를 끈질기게 흔들어 준 어머니, 그리고 땅 위 여자들에게 마음 한 자락 날린다. 2008년 9월 가리봉오거리에서

반성하다 그만둔 날

복간본 시인의 말 2008년 첫 시집이 나온 후 15년이 흘렀다. 중고 시집으로 굴러다니다 다시 이름을 얻었다. 나이 먹을수록 책임이 자라났다. 뱉어낸 말, 행동, 삶이 묻어나는 얼굴, 걸음걸이, 마음이 가닿는 언저리. 누린 것들이 많을수록 책임이 불어났다. 스치는 바람, 뜨거운 땀방울, 대수롭지 않은 인사말, 한 걸음 옆에 있는 너의 응원, 주변을 돌아보는 어떤 온기들. 그것의 무게만큼이나 시를 쓰는 일이 어려워졌다. 야금야금 사라지는 낭만의 부재만큼 시 쓰는 일이 두려워졌다. 얼마큼 갔을까, 어디쯤 왔을까. 한길을 간다는 건 뚝심 있는 일일까. 늙어 갈수록 더 모호해졌다. 시집에 펼쳐진 그 시간 그 장소 그 상황 속 이야기와 사람들 그리고 어리바리하지만 팔랑거리고 돌아다니는, 누구나 지나왔을 젊은 너를 언제까지나 지지하고 애도한다. 2023년 어느 뭉클한 가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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