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의를 하면서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여행 중에 겪었던 일들이나 느낌을 몇 마디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간쑤 성의 한 여관에서 문득 이러한 것들을 글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특히 내가 가고 싶어하는 곳이 언제나 고대 문화나 문인들이 자취를 남긴 곳이기 때문이다...
나는 옛 사람이 서 있었을 바로 그 자리에서 그들과 똑같은 검은 눈망울로 거의 변화가 없는 자연 경관에 도취되고, 그 옛날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바람 소리며 새 소리를 조용히 듣는다. 물론 내가 살고 있는 대도시의 도서관에는 선인들이 남긴 오래된 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고대 문화를 강의하는 대학도 적지 않다. 그러나 중국 문화의 진정한 발자취는 첩첩산중 아득한 대지 위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