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그림을 그린 하시 카츠카메입니다. 평소 수채화를 직접 고른 색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골라준 색으로 잘 그릴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전문가가 고른 8색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조합하면 이 부분을 강조할 수 있구나’ 혹은 ‘이 톤으로 정리하면 통일감이 느껴지는구나’, ‘평소 그림을 그릴 때 수채화로 작업하기 힘든 색은 피해왔었구나’, ‘색과 이야기에는 온도가 있구나’ 등 그림을 그리면서 알게 되는 내용이 적지 않았습니다.
‘다음에는 이 이야기에서 어떤 색이 뽑힐까’ 하며 기대하고, 항상 원고를 반갑게 맞이하며 90장을 그렸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옛이야기는 대부분 유명해서, 매우 좋아하던 것도 있었고 그려보고 싶던 것도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영화나 이미지로 자주 접해서 이미 알고 있다고 착각한 것도 많았습니다. 《피터 팬》(→P.70)이나 《미녀와 야수》(→P.100)의 원작은 직접 읽어보니 의외로 잔혹하거나 풍자가 담겨 있어서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다른 면모에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배색의 색 조합이나 아이디어 책, 색의 지식을 공부하기 위한 책 혹은 옛이야기에 관한 가이드 등 다양한 방향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의 생활과 창작에 도움이 된다면 매우 기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