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자연 철학은 자연 변증법 때문에 관심이 싹텄다. 1980년대 한국 사회와 학계에 마르크스가 나타났다. 피가 끓어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 철학 연구자는 마르크스의 사회 철학에 몰렸다. 나는 다른 길을 찾았다. 자연 변증법이 보였다. 그러나 너무 낡았다. 제대로 뜯어 고치려면 과학을 알아야 했다. 과학의 역사부터 공부했다. 새 자연 변증법을 만드는 게 목표였고 17세기 자연 철학의 기계론은 타깃이었다. 적을 아는 데 20년 걸렸다. 아직 크게 부족하다. 그러나 적을 존경한다. 이 마음을 책에 담는다.” ―‘책머리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