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나아가기 힘들 때마다 나는 과거를 불러 화해했다.
쓰고 맵고 아린 시간에 열을 가하자 순한 맛이 되었다.
나는 술래잡기하듯 아픈 기억을 찾아내 친구로 만들었다.
내 과거를 푹 고아 우려낸 글, ‘곰국’은 이렇게 나왔다.
그동안 SNS에서 많은 분이 화답해주셨고,
덕분에 나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곰국은 활자 중독자의 책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새삼 감사드린다.
책 제목은 『미오기傳』이지만 시간순으로 쓴 글은 아니다.
말하자면 통증 지수가 높은 기억의 통각점들을 골라 쓴 점묘화다.
서글픈 기억이 다시는 내 인생을 흔들지 않기를 바라며
쓴 글이다. 쓰다 보니 웃게 되었고 웃다 보니 유쾌해졌다.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 되기를 원했다.
운은 어쩔 수 없어도 성격은 바꿀 수 있지 않겠는가?
나쁜 기억은 끝끝내 살아남는 무서운 생존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마음을 열면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내려놓을 수 있는 순간이 온다.
아픈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
2024년 4월
김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