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게 떠오르는 하나의 장면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그 장면은 내게 미스터리와 같아서 그 정체를 밝히는 과정이 소설이 된다. 이 소설도 한밤중의 방 이미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캄캄한 밤, 검은 형체가 창문으로 날아 들어와 잠든 사람 뒤에 서 있는 장면이다. 위로에 관한 이야기인가 했지만, 만들다 보니 오해에 관한 이야기로 점프해버렸다. 인간 사이의 크고 작은 어긋남이 어디에서 오는지 쓰는 내내 고민했다. 퇴고하면서는 우리가 스스로를 넘어서려고 할 때 균열이 생기는 걸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 글은 이제 내 것이 아니므로, 읽어주시는 고마운 분들에게 각자의 답이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