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황제, 금세기 최고의 투자가. 1956년 단돈 100달러로 주식 투자를 시작해 미국 최대 갑부의 반열에 오른 '위대한 장기 투자가'. 10년간 연평균 26.5%의 수익을 올려 Microsoft 빌게이츠 회장에 이어 2번째 가는 부자다. 사업이 아닌 오직 투자만으로 억만장자가 됐다. 기본에 충실하고 상식에 바탕을 둔다는 '정도 투자'의 원칙을 가진 인물.
어렸을 때부터 숫자와 관련된 일을 좋아했고, 증권 회사를 운영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주식 시세에 관심이 많았다. 14살 때 핀볼 기계 대여 사업을 벌이고, 신문 배달에서 매달 175달러를 벌어들일 만큼 사업 감각이 있었다. 명문인 워튼 스쿨에 입학했지만, 학과 과목 보다는 증권회사에 가서 주식 시세 동향을 살펴보는걸 더 좋아했다.
네브래스카 대학 졸업 후, 컬럼비아 대학 비즈니스 스쿨에서 그의 평생의 스승이 된 그레이엄 교수를 만난다. ‘그레이엄-도드 이론’의 신봉자가 되어 졸업하고, ‘버펫 어소시에이션’이라는 파트너십을 구성. 주가 상승을 훨씬 뛰어넘는 수익률을 보이며,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섬유회사였던 버크셔 헤더웨이를 인수, 투자 회사로 개조하고, 자신만의 철학에 맞추어 투자를 진행. 백만장자가 되었다.
워렌 버펫의 투자 원칙은 지극히 간단하다. '나는 내가 생각할 수 없는 영역의 투자는 하지 않는다'는게 그의 지론. 코카콜라, 월트 디즈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처럼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업이 투자 대상이 된다. 작은 아이스크림 업체를 인수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이 곳 아이스크림 팬이다'라고 밝힌 적도 있다.
다른 단기 투자가와 달리 워렌 버펫은 오늘의 주식 시세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이 시세 변화에 일희일비하고 있을 동안에 그는 자신이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만 공부한다. 적정한 가격을 산정하고, 얼마나 내가 싸게 살 수 있는지에만 주목한다. 내일 주식이 오를지, 내릴지는 판단하는 건 자신의 능력이 아니다는게 그의 지론.
그가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부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단기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식 시장에서 정도(장기) 투자 원칙을 고수하는 그의 철학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기업을 고르고, 내재 가치에 근거하여 투자하며, 상식적인 투자를 고집하는 원칙. 그 원칙이 단순히 이상으로 그친 게 아니라 어느 투자가보다도 많은 수익을 꾸준히 올렸다는 실적이 그를 더욱 빛나게 한다.
워렌 버펫이 직접 자신의 투자 원칙에 대해서 쓴 책은 없다. 대부분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은 그의 행적과 투자 기록, 그리고 매년 자신의 '버크셔 헤데웨이'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기초로 하여 쓰여졌다. 이 편지는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바이블로 통하는데, 이 브리핑 자료를 얻기 위해 주식을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는 '사람에게 투자한다'고 말한다. 기업이 얼마나 수익을 올렸느냐도 중요하지만 CEO가 누구인지 더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하기전, 항상 기업을 찾아가 CEO를 면담하고 사람을 살펴본 후, 투자를 결정한다고 한다. 그의 정도 투자 원칙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