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때 대만판 드라마 ‘꽃보다 남자(유성화원)’에 미쳐, 묻고 따지지 않고 대학교를 중국학과로 진학해 특출나지도 뒤떨어지지도 않는 딱 평균으로 졸업해, 스물여섯의 나이에 대구의 중소기업 인사팀에 취직했습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지각없이 출근하며 14년간 인사팀에서 죽어라 일만 하다 번아웃이 왔습니다. 그리고 서른아홉에 오랫동안 고민하던 퇴사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미혼의 캥거루족으로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업무가 중점인 인사팀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관찰 능력과 공감 능력이 뛰어난 편입니다. 저의 이러한 장점을 버스 안에서 십분 발휘하며 ‘뭐 먹고 살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