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 동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한 뒤 여성을 주제로, 여성들과 함께 글쓰기 작업을 하다가 경북대학교 대학원 문학치료학과에서 본격적인 글쓰기치료 공부를 하였다. 근육병청소년들을 위한 온라인 글쓰기치료 프로그램으로 문학치료 석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여성운동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다른 책을 검색하다 우연히 이 사이트에 들르게 됐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내 책을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새삼스럽기도 하다. 또, 리뷰를 달아주신 '인격'님께 고맙다.
은 개인적으로 4년간의 기자생활에 대한 '결과보고서'이기도 하다. 잠시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느껴 기자생활을 정리하려고 할 때였다. 우연히 스승을 만나 그런 속내를 비추자 "보고서 하나 내야지?"라고 말씀하셨다. 정말 내게 이 책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에서 하나의 '정리'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평소 여성운동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있어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만나면, 쉽게 여성운동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었다. 그러다 '사람이야기'가 가장 쉽고 재미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고, '사람'을 통해 여성운동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했다. 바로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이 책이다.
그런데 딜레마가 있었다. '사람이야기'로 풀어가자니 그 사람의 삶에 대해 좀더 깊이있게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삶을 깊숙히 들여다보는 데 대한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다. 이와 맞물려 '누구'를 통해 이야기할까를 결정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찾은 타협점이 현대 여성운동사를 설명하는데 요긴한 주요 여성단체 활동가나 개인운동가, 그리고 그들의 공식적인 활동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로 했다.
글을 마치고 나니 물론 아쉬움이 남았다. 여성운동이 어떻다는 것은 전달했을지 모르지만, 독자들이 여성운동에 진심으로 호감을 갖고 다가갈 수 있도록 했는지에 대해선 자신없다. 아마도 그 작업은 앞으로 내게 남은 과제일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짧은 호흡 속에서 각 인물을 읽다 보면, 여성운동계가 '여성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어떠한 일을 했는지, 우리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 등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쓰여진 지 벌써 2년이 흘렀기 때문에 수록된 인물들의 직함이나 현재 활동에도 변화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책이 쓰여진 시점, 인터뷰한 시점까지라도 그 사람들이 어떠한 일에 열정을 쏟고 사회흐름에 어떻게 개입했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만 있으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 사실은 변함이 없을 테니까.
사실 여성운동에 대한 이야기로 대중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일은 쉽지 않다. 우선, 여성운동 자체가 그리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이고, 사회변화를 추구하는 '심각한' 운동이야기 자체가 그리 재밌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나의 처음 기획의도는 지나친 욕심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준, 그리고 읽으려는 독자들에게 고맙다. 대부분은 이미 여성운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일 테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여성주의 기자로서의 활동을 '정리'했듯이 독자들도 여성운동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했으면 좋겠다. 내 작은 바람이다. (2004년 8월 26일 알라딘에 보내주신 작가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