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무를 따라 안성에 온 지 그새 여섯 해다
까치집 같은 시골집을 하나 사서 깃들었다
백 살이 넘은 집을 쓸고 닦으니 참한 결이 드러났다
질경이가 예뻐 가만 두었더니 마당은 온통 질경이밭이 되었다
어린 나무 한 아리를 데려와 해 뜨는 쪽에 심었다
(...)
바람 부는 날 잎차를 마시며 떠오르는 생각들은 찻잔에 담아두었다
저물 무렵 물길을 따라 걷가 서다 했다
낮에는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글을 썼다
마음을 쉬고 보아야 보이는 미미한 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