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웃는 연습』, 어린이?청소년책 『아홉 살 마음 사전』 『열두 살 장래 희망』 『난 빨강』 『사과가 필요해』, 어른을 위한 동화 『컵 이야기』, 산문집 『마흔살 위로 사전』 등이 있다. 백석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내 하루하루를 들여다보면 보인다.
마음의 등을 가만히 어루만져주면
가만가만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온다.
고달프고 곤혹스럽다고,
서글프고 시무룩하고 뼈아프다고,
쓰라리고 암담하고 울적하다고,
문득문득 번져오는 마음도 내 마음이라고.
괜찮다고 감미롭다고 값지다고,
기운차다고 근사하다고 끄떡없다고,
대견하고 벅차고 아름답고 향기롭다고,
문득문득 스며드는 마음이 내 마음이라고.
기왕이면 주저앉지 말고
팬파이프 같은 볕이 드는 계단 위로
피아노 소리처럼 경쾌하게 올라가보자고,
마음이 몸의 어깨를 펴주고 걸음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