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미국 아이오와 주 마셜타운에서 태어난 진 세버그는 17살의 나이로 오토 프레밍거의 영화 <성 잔 다르크>(1957)의 주인공 잔 다르크 역을 맡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1만 8천명의 배우지망생들을 제치고 영화에 데뷔했다.
유감스럽게도 <성 잔 다르크>는 평단으로부터 악평을 면치 못했고, 프레밍거 감독이 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슬픔이여 안녕>(1958)에서 다시 진 세버그를 내세웠지만 악평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이, 프랑스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 세버그는 장 뤽 고다르의 영화 <네 멋대로 해라>(1960)에 출연하며 불과 20살의 나이에 세계적인 영화 아이콘으로 떠오른다.
이 영화에서 진 세버그의 연기는 완벽에 가깝다. 이 영화로 그녀는 프랑스가 처음으로 사랑한 헐리우드 여배우가 되었다. 그녀는 소르본 대학에 입학을 앞두고 길거리에서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를 파는 짧은 머리의 미국여자를 연기하는 꼬마요정이 된다.
이 영화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장 폴 벨몽도와 짝을 이루며 현실에서 벗어난 초연함과 권위에서 일탈한 자유로움, 도덕적인 무심함과 쿨한 자기중심적인 개성넘치는 캐릭터를 창조해 내었다. 그녀는 극중에서 자동차 도둑 미셸과 까닭모를 애정을 느끼며 섹스에 탐닉하다 그 사랑을 회의하는 젊은 여자의 감정을 아낌없이 발산했다.
영화사에 혜성같이 등장한 진 세버그의 삶은 흡사 영화 속 파트리사가 된 것처럼 스크린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녀는 1960년대 후반 흑인민권운동, 전미 유색인 지위향상 협회와 블랙펜더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민권운동가가 되었다. 이는 그녀를 FBI의 요주의 표적으로 만들었다.
진 세버그의 네번의 결혼은 파파라치들의 끊임없는 추적에 시달렸고, 1970년에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던 아기의 아빠가 블랙펜더의 지도자라는 소문이 퍼져 나왔다. 그녀의 비극적 몰락은 많은 의문이 있지만, FBI의 전설의 국장 존 에드거 후버의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녀는 극심한 정서적 혼란으로 조산을 했고, 태어난 딸은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이로부터 진 세버그는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고, 1979년 약물 과다복용으로 자살하고 말았다.
짧았던 인생에서 그녀가 남긴 많지 않은 영화드른 그녀의 비극적인 운명들을 더욱 애잔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