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어린이책에서 아서 가이서트의 ‘돼지’는 굉장히 유명합니다. 혹자는 작가가 어린 시절에 돼지와 함께 자란 것이 아닌가, 하고 궁금해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작가는 어릴 적에 단 한 번도 돼지를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림책 작업을 하고부터, 집 주변의 아기 돼지들을 눈여겨보며 그림책 속 주인공으로 끌어들였답니다.
1984년에 첫 그림책을 낸 뒤로 한 해, 한 권씩 꼬박꼬박 펴내온 모든 책의 그림이 에칭(동판화) 기법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깊고 풍부한 에칭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그가 사용한 동판만 해도 1000장이 족히 넘습니다. 그리고 그 깊은 맛이 나는 그림에 절묘하게 배어든 유머가 이야기를 만들고 이끌어 갑니다. 이렇게 만들어낸 그림책 가운데,『꼬마 돼지의 불 끄기 대작전』, 『노아의 방주』, 『로마숫자의 비밀 찾기』, 『그림 도둑을 찾아라』 등이 국내에 소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