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1996년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방에 관한 기억』 『파프리카』 『침대 없는 여자』, 장편소설 『모두 다 사라지지 않는 달』 『특별한 손님』 『일곱 번째 스무 살』 『풍년식당 레시피』 『쓰엉』 『마살라』 『달 아주머니와 나』 등을 펴냈다. 서라벌문학상을 받았다.
열여덟 아이들의 약전으로 쓰고 이 소설의 문장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결코 끝낼 수 없을 것 같았던 소설을 쓸 수 있었다.
아이는 언제나 늦은 밤에 내 방으로 찾아왔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내 등 뒤에 서 있다가 돌아갈 때도 있었다.
아이가 들려준 말을 놓치지 않으려고 온종일 책상에 앉아 문장을 썼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문장을 쓰는 것이었다.
장편소설을 퇴고하는 중에 단편소설 <유채>를 썼다. 아직 유채꽃이 피지 않은 섬에서 친구들을 기다리는 아이의 이야기였다.
보태고 덜어내는 과정이 길었다. 여러 해의 시간이 지나갔다.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아이는 내 곁에 머물러 있었다.
이제 아이는 떠났고 나는 혼자 앉아 있다.
아이가 호명했던 다른 아이들의 이름을 떠올리면서 이제 나는 어떤 언어로 글을 써야 하는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