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개를 좋아해서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이리쉬 세터 종을 길렀습니다. 개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붉은 털의 아이리쉬 세터를 매우 좋아했지요. 그런데 얼마 전에 개를 좋아하던 마음이 무참히 깨져 버렸습니다.
어느 집 앞을 지나가다 개 짖는 소리가 나 돌아보니 철로 된 격자문에 아이리쉬 세터 개가 발을 걸치고 나를 향해 짖고 있는 게 아닌가요? 나는 섭섭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친구한테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는 내게 위로의 말을 해 주었습니다.
"실망하지 마. 아이리쉬 세터는 원래 사냥개지만 집 지키는 개로서도 자격을 갖추었다는 증거잖아. 어슬렁어슬렁 걷는 너를 보고도 짖지 않는다면 집 지키는 개로서는 불합격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