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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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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공포와 불안의 심리학>

김성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II 대학교 졸업(Dr. de Theol). 협성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융연구원 상임교수. IAAP(국제분석심리학회) 정회원, C.G. 융학파정신분석가. 한국융분석가협회 전이사장. 월정분석심리학연구소장. 저 서 : 『분석심리학과 종교』, 『분석심리학과기독교』, 『분석심리학과 기독교신비주의』(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종교체험』, 『칼 융의 ‘심리학과 종교’ 읽기』, 『생명과 치유, 그리고 그리스도』, 『기독교영성의 추구와 분석심리학』(2020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신의 황혼의 시대와 새로운 신의 추구: 영지주의와 분석심리학』 등.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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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공포와 불안의 심리학> - 2023년 3월  더보기

이 책은 『동기부여의 심리학』과 함께 저자 폴 디엘의 대표작에 속한다. 지난 1956년 이 책의 초판이 출판되었을 때 많은 독자들은 그의 독창적인 생각에 매료되었다. 그가 이 책에서 인간의 공포와 불안을 생물학, 천문학, 인류학, 종교학의 연구 결과들과 함께 진화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새로운 형이상학을 전개하여 의미를 찾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에 의하면 인간은 본능의 지배만 받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생각하는 동물(animal pensant)로서 여러 가지 욕망들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려고 한다. 다른 동물들은 단세포생물로부터 유인원에 이르기까지 외부의 자극 때문에 생기는 흥분을 반사 행동을 통하여 해소시켰지만 인간의 수준에 이르러서는 단순한 반사(reflexe)에 머무르지 않고 반성(reflexion)을 통하여 좀 더 정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내면세계에서 비롯되거나 외부세계의 자극 때문에 생긴 본능적 욕구를 즉각적으로 충족시키지 않고, 좀 더 정신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에게 정신(esprit)이 생겼기 때문인데, 정신은 인간이 외적 환경뿐만 아니라 내적 환경에도 더 잘 적응하기 위해서 생긴 진화의 산물이다. 따라서 디엘은 인간의 역사는 진화의 역사이며, 인간에게 진화에의 충동은 생래적인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생물학 연구에 의하면 모든 생명체는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그것이 감당할 만하면 그것과 맞서 싸우려고 공격하면서 반응하고, 감당할 만하지 못하면 도주(逃走)한다. 모든 생명체는 외부의 자극 앞에서 분노나 공포를 느끼면서 공격과 도주라는 전형적인 반응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수준에 와서는 외부의 자극이 있을 경우 반성을 통해서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에너지를 유보(retention)하기도 한다. 그에게 있는 다른 욕구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도를 찾으면서 더 큰 만족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다. 디엘은 이런 에너지의 유보는 진화의 원동력이며, 인간을 정신화와 승화로 이끄는 중요한 기제라고 생각하였다. 사실, 인간의 반성 능력도 곤충들의 더듬이 작용이 진화된 것이다. 곤충들은 외부의 자극을 탐지할 때 더듬이를 사용하는데 그것이 정신의 영역에서 반성을 통한 암중모색으로 되었던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공격과 도주는 정신적인 영역에서 인력(引力)과 척력(斥力) 또는 사랑과 미움과 유비적인 관계에 있다. 사람들은 그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사랑하면서 가까이 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은 미워하고 멀리하는 것이다. 한편 불안은 현존하는 위험 앞에서 느끼는 공포와 달리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상상을 통해서 느껴지는 감정인데 디엘은 불안은 외부의 자극으로 인한 불쾌감을 없애고 평안을 누리려는 고통이고, 삶의 방향감각을 상실하여 혼돈 속에 있다가 명료한 방향을 찾아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생기는 감정이라고 주장하였다. 불안은 사람들에게 불쾌한 감정이지만, 정신적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하게 하는 특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상력이 고조돼서 생기는 병적 불안은 그와 다르다. 병적 불안은 사람들을 위축시키고 적응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엘은 이 책에서 병적 불안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 살펴보았고, 불안이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더 성숙하게 변환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설명하려고 하였다. 그러면서 디엘은 불안을 하위-의식(sub-conscient)과 상위-의식(sur-conscient)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는데, 하위-의식과 상위-의식은 그가 고안한 심리학 용어이다. 그는 현대 심층심리학의 선구자들인 프로이드, 아들러, 융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들과 달리 인간의 정신을 의식과 의식을 벗어난 초-의식(extraconscient)으로 나누었고, 초-의식을 다시 무의식, 하위-의식, 상위-의식으로 나누었다. 그 가운데서 상위-의식은 글자 그대로 의식보다 높은 내용을 가진 심급(審級)으로 고상한 상상력의 원천이고, 직관의 산실이며 윤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상징으로 가득 찬 신화를 만든 것도 상위-의식이다. 디엘에 의하면 사람들에게 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상위-의식인데, 죄의식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정신성으로 나아가게 하려는 목적적 의미가 있다. 사람들이 그의 본질적 욕망을 망각하고, 지나친 물질적 욕망, 성적 욕망, 세속적 욕망에 빠져 있을 때, 그 욕망들을 비판하고, 그것들이 다른 욕망들과 조화될 수 있게 하려고 촉구하는 것이다. 그 반면에 하위-의식은 동물의 본능이 그렇듯이 본능적으로 예측하고, 자동적으로 반응하면서 개체의 안전을 도모하려고 한다. 따라서 외부의 자극이 지각될 때 사람들에게는 우선적으로 하위-의식이 작용하여 생명을 보존하려고 한다. 그러나 하위-의식은 본능처럼 통제 불가능하고, 자아-중심성, 이기주의, 욕구의 맹목적 추구 등으로 전개되어 삶의 방향감각을 잃게 하면서 부적응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 결과 정신의 통일성이 깨지고 정신적 해리 등 병리 현상들이 생기는데, 디엘은 내적 성찰(introspection)을 통해서 하위-의식의 작용들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때 사람들을 병적인 상태에 빠트리는 것들은 허영심, 잘못된 죄의식, 다른 사람들에 대한 비난, 자기 자신에 대한 감상성 등이다. 이것들은 사람들의 본질적 욕망, 즉 욕망들 사이의 조화를 이루어서 좀 더 정신화된 상태로 나아가려는 진화적 충동을 망각하고, 본능적 욕구만 추구하려고 할 때 느껴지는 죄의식을 호도하기 위하여 고리를 물면서 정신체계를 악순환에 빠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엘은 사람들은 그의 생명의 본질적 부름인 진화의 충동을 직시하고, 명료한 의식 상태에서 욕망들을 조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반쯤만 의식화된 상태에 살면서 동물들의 본능과 다를 바 없는 하위-의식의 충동에 휩쓸리고, 그에게 진정한 만족을 가져다준다고 유혹하는 상상력에 휩쓸려서 물질적 욕망, 성적 욕망, 세속적 욕망을 추구하다가 죄의식과 불안에 시달리는데 숙고(deliberation)를 통하여 인간의 본질적 욕망의 부름을 듣고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삶의 진정한 기쁨(joi)을 맛볼 수 있는 것은 그 순간이다. 사람들이 생명을 본성을 따라서 살 때가 물질적이거나 성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때보다 더 자기 자신이 살아 있으며, 생명의 긴 흐름을 따라서 의미 있게 산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물들처럼 즉각적인 반응을 하기보다 숙고를 통하여 에너지의 방출을 유보하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디엘은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수용(acceptation)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그들이 처한 수많은 상황 가운데서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은 변화시켜야 하지만 변화시킬 수 없는 것들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변화시킬 수 없는 것까지 변화시키려고 하면서 여러 가지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디엘이 인간의 내면에 진화에의 충동이 내재해 있다고 주장한 것은 생명의 신비에 대한 그의 사상 때문이었다. 그는 인간의 삶과 생명에는 이성을 통해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신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였다. 그것은 동물이나 사람들이 그의 생존에 필요한 먹이나 죽여야 하는 천적(天敵)들에 대해서는 학습을 통해서가 아니라 전-지식의 형태로 타고나며, 생명의 진화를 긴 안목에서 살펴보면 생명에는 어떤 방향을 향해서 나아가게 하는 목적성이 내장되었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삶의 신비에 대한 체험은 사람들에게 정령숭배나 영혼에 대한 신앙, 신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것들은 세계 여러 민족들의 신화에 그려져 있다. 그러나 디엘은 유물론자들의 절대 물질에 대한 생각을 배격하듯이 유심론자들의 절대 정신이나 신(神)의 존재에 대해서도 배격한다. 그 대신 그것들을 삶의 신비에 대한 상징적 표현으로 읽을 것을 강조한다. 이렇게 볼 때, 디엘이 믿는 것은 생명체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힘, 좀 더 진화시키려는 어떤 힘—진화는 여러 가지 욕망들을 조화시키면서 더 정신화되게 하는 것이다—을 믿는 것이다. 그러므로 디엘에게 삶의 궁극적 목적은 그의 내면에 있는 진화의 충동 또는 약동(elan)을 따라서 욕망들이 조화를 이룬 가운데서 충족시키는 것이며, 그것이 인간의 내면에 윤리적 법칙으로 존재한다. 그때 그는 그가 살아 있다는 것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고, 그의 존재는 가장 활짝 필 수 있다. 그래서 디엘은 삶의 기쁨은 삶에 대한 사랑과 같은 말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의 공포와 불안이라는 감정을 다룬 디엘의 심리학 서적은 심리학만 말하지 않고, 형이상학을 다룬 철학 서적 같기도 하다. 그러나 철학 서적처럼 딱딱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디엘을 후원했던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디엘의 이런 생각을 가리켜서 새로운 형이상학으로서 의미를 찾아서 고뇌하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빛을 던져 주는 것이라고 극찬하였다. 아무쪼록 디엘의 사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인도자-이상(ideal-guide)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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