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실 행정관, 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그리고 전직 기자.
언론사 8년, 공무원 16년, 벗들은 가끔 "어느 쪽이 더 좋더냐?"고 짓궂게 묻는다. 고백하자면 나는 스마트폰보다 공중전화에 끌리는 아날로그 연식이라서 밥벌이를 하던 직장보다 이웃과 막걸리를 나누는 변두리가 좋았다. 노동조합을 만들어 파업을 준비하고, 공동육아협동조합 이사장으로 놀이를 궁리하고, 징계를 받고 쫓겨나 참사 현장을 떠돌던 시절이 좋았다. 어느덧 대학에 들어간 지 30년, 이제 아들이 입시를 준비하는 시절이다. 2년 전 탈고한 글이 나의 기억인지 벗의 사연인지 가물가물할 때까지 지우고 고친 까닭은 '마이너리티'에 대한 본능적 애착 탓이다. '눈길에 함부로 어지러운 발자국을 만들지 말라'는 서산대사의 선시를 새기며 오래 담아 둔 마음의 빚을 갚는다. 내상이 깊은 이주 노동자들과 그 이웃들에게 쉼표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