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생각의 발현이고 사유의 집약체임을 시각매체로 말하는 작가. 사유의 깊이는 깊지만 재치 있는 입담을 가진 철학자처럼, 편하게 들을 수 있지만 그 깊이의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을 해왔다.
하나의 시각적 유형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나면 이내 다시 새로운 유형의 작품으로 도전을 일삼은 덕에 ‘배종헌’이라는 이름 아래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 스스로 일정한 시각적 형식과 소재에 자신을 가두지 않으려 한 것이 어찌 보면 그의 작품관이기도 하다.
표현 방식은 탈형식적이지만 그 바탕에 흐르는 따뜻한 서정성은 그의 작품을 아끼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핵심 중 하나이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시인을 꿈꿨던 소년은 이제 그 시적 감성을 미술작품으로 녹여내고 있다.